*하이큐 시라부 켄지로 오른쪽 전력

*주제: 질투

*고시키 츠토무 x 시라부 켄지로

*취향이 짙게 묻어날 수 있습니다...!  캐붕 주의해주세요! :)

*지각 너무 죄송합니다ㅠㅁㅠㅠ 전력에 참여하면 지각하는 병에 걸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질투로 시작을 했다. 같이 부실로 향하는 도중에 시라부의 이름이 들리면 뒤를 돌아보는 정도였던 거 같다. 급한 일인가. 그래서 나랑 가는 걸 방해할 정도로 급하게 전해줘야 하는 일일까. 궁금하다. 알고 싶다, 저 사람들의 대화. 심기 불편하다는 표정으로 멀찍이 떨어져 시라부의 조곤조곤 말하는 입을 쳐다보았다. 역시 못 기다리겠어.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누가 봐도 노골적으로 시라부의 얼굴을 감상하던 고시키가 결심 한듯한 표정으로 시라부에게 다가가려고 했을 때 시라부가 몸을 저의 발이 머무른 곳으로 돌렸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어느새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고시키를 쳐다보며 손톱 뜯지 마. 한다. 그렇게 귀여운 얼굴로 하지 말라고 하면 제가 그만 둘 거 같아요? 능글거림을 듬뿍 담아 대답을 하곤 허리에 손을 슥 두르니 미친 새끼 라고 욕을 하며 손을 뿌리친다. 평소 같았으면 시라부 선배- 하며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녔을 고시키였지만 오늘은 달랐다. 자신의 손을 피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식은 눈을 하곤 부실로 가기 위해 모퉁이를 도는 시라부의 등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별로야.라고 속으로 읊어주며.

 

 

시라른 전력 60분 고시시라

                   망(@10mang04)

 

 

악마의 씨가 자신의 몸에 흩뿌려진지 약 13일 정도 되었을 것이다. 작은 악마는 고시키의 가슴속. 아니 혈관이 뻗어있는 이곳저곳에서 피어올랐다. 과한 보호와 관심. 이제는 처음 보는 이들도 둘의 사이를 의심할 정도로 짙게 흘러나왔다. 남자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인 것이 죄인 것은 아니었지만 타인에게는 웬만하면 우리의 감정을 알려주지 말자고 연인 관계를 시작하며 당부한 시라부의 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티가 나게 굴었다. 그리고 여느 드라마와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때는 점심시간. 날도 좋으니 오랜만에 옥상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자는 고시키의 말을 잊지 않고 옥상으로 올라가니 아니나 다를까. 뒤에 떠있는 해가 무심해질 정도로 자신을 발견하며 해맑게 웃고있는 고시키가 눈에 띄었다. 하여튼 저 녀석 어딜 가나 눈에 잘 보여서 좋다니까. 속으로 피식거리며 웃음을 날리곤 고시키가 미리 세팅해놓은 자리에 가서 앉았다.

 

"선배, 선배. 오늘 날씨 너무 좋은 거 같아요. 하늘 좀 봐요!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래. 꼭 바다 한가운데 같아요."

 

옆에서 쫑알거리는 고시키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는 띠링 거리는 휴대폰에게 시선을 옮겼다. 평소에도 휴대폰을 내지 않는 저여서 익숙하게 문자메시지 함에 들어갔다. 아는 여자 후배에게 오늘 날씨가 좋다며 같이 데이트하자는 문자가 와있었다. 고시키와 연애를 하기 전, 꽤 당돌하게 저에게 대시를 하길래 번호를 던져주었던 당시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찬 모습에 눈에 띠지 않게 미소를 지으며 답장을 해주려는 찰나 고시키가 선배 뭐 해요? 하며 얼굴을 어깨 뒤로 슥 내밀었다.

 

그리곤 표정이 굳었다. 분명 메시지 내용을 본 것이겠지. 교실에 내려가 애인이 있어서 데이트는 무리겠다고 답장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나 그렇지만 고시키는 자기 앞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걸 별로 반기지 않아서이다. 그래, 내가 고시키에게 해줄 수 있는 소소한 배려이다. 각설하고 그래서 굳이 변명 같은 말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휴대폰 화면을 껐다. 하지만 지금 시라부의 행동은 막 터지려던 고시키의 작은 악마의 나무를 간지럽히는 꼴이었고 결국 그 시발점은 고시키의 외침으로 시작되었다.

 

선배는 대체 왜...!!! 지르다가 쑥 먹혀 들어가는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져있는 고시키가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저랑 있는데 다른 여자애랑 노닥거리니까 좋아요? 저랑 있을 때는 웃는 입꼬리도 안 보여 주시더니 지금은 누구 보라는 듯이 웃고 계시네요. 다다다 내뱉는 말에 잠시 주춤한 시라부가 나지막하게 말을 하곤 벌떡 몸을 일으키며 옥상 문 손잡이를 잡는다.

"너도 요즘 나한테 너무 집착하는 거 같아. 그거 자제해."

그리고 문을 열고 계단으로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딱히 반박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이 상황을 빨리 무마시키고 싶었던 나름대로의 행동이었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말았다.

 

고시키 입장에서는 자그마한 폭탄과도 같았던 시라부의 돌발 행동은 더 화를 돋우었고 시라부가 문 저편으로 사라지고 마자 낮은 음성으로 욕을 내뱉었다. 씨발.. 괜히 옆에 있는 죄 없는 문을 발로 차보기도 하고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을 기분 좋게 해주던 푸른 하늘이 이젠 지금 제 꼬락서니를 비웃는 거 같아 기분이 더 나빠져 씩씩거리며 문을 쾅 닫고 나왔다. 주인 없어진 돗자리가 옥상 위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마구 뒹굴었다.

***

그런 껄끄러운 일이 일어난 후로부터 둘의 사이는 조금씩 멀어졌다. 물론 두 사람 전부 화해를 하기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사과할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였고 무엇보다 둘 다 고집이 너무 셌다.  둘의 사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텐도에게 이런 곳에서는 똥고집 안 부려도 된다고 조언을 받았지만 그럴수록 눈치를 보는 시라부와 고시키였고 죽어가는 건 가운데에 끼여서 커플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텐도였다.

 

시라부도 고시키의 바보 같지 않은. 자신을 밀어 붙이는 모습에 많이 놀란 모습을 보였다. 매번 장난 식으로 시라토리자와 배구부의 에이스는 자신이라고 시도 때도 없이 외쳐대는 '평소의' 고시키와는 정반대로 정색을 하며 몰아붙이는 모습에 괜히 자기가 잘 못 했다는 생각이 드는 시라부였지만 자신은 결백했다. (그리고 고시키 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건 부끄러워서였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사람에게 감정 표현을 잘 하지 못 했다. 그래서 미안한 감정이 든다.) 확인만 하고 교실에 내려가 답장을 할 계획이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이렇게 틀어질 줄을 누가 알았을까. 복잡해진 머리를 좌우로 대여섯 번 흔든 후 정신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고시키 역시 생각이 많아진 건 분명했다. 자신이 윽박질러서 일어난 일이고 한 번만 더 참았더라면 언성 높이지 않고 잘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입이 방정이었다, 입이. 괜히 성한 입을 툭툭 치고는 책상에 팔을 괴고 엎드렸다. 아 이제 어떻게 사과하지. 사실 고시키도 알고 있었다. 그 여자애는 저와 같은 1학년이고 의외로 노는 편인지 동급생들은 물론 복도를 지나가는 선배들의 입에도 자주 오르내리고는 했다.

 

물론 그 여자애가 시라부 선배에게 접근하는 이유도 알았다. 전에 슬쩍 엿들은 거지만 그 아이가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건 시라부 선배가 아닌 우시지마 선배였다. 알았지만, 아니 알았기에 더 심술궂게 굴었던 걸까. 눈치를 못 채는 시라부 선배가 미웠던 걸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자신이 알려주면 되는 거였다. 걔는 선배한테 관심 없으니까 나만 바라봐 달라고. 그렇게 진실을 토해냈으면 다 끝날 일을 실타래처럼 꼬이게 하고 있는 건 바로 저, 고시키 츠토무였다.

 

이대로는 자신이 버티기 힘들 거 같아 먼저 2학년 층을 방문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자신의 반과 연결된 계단으로 내려오는 시라부와 마주쳐버렸고 둘은 벙찐 표정을 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적을 깬 건 시라부였다. 저기, 고시키. 날 서있지 않은 말투에 고시키는 검은 머리를 슥 들어 올려 시라부의 눈에 초점을 맞췄다. 혹시 오해할 까봐 말해주는데 나 진짜 걔랑 아무 사이 아니다. 오해하지 마 알겠지? 속사포로 말을 하는 시라부에 고시키는 한숨을 쉬곤 선배는 아직도 내가 그런 눈치 없는 애로 보여요? 하며 받아쳤다. 아 물론 눈치 없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요. 저도 귀와 눈이 있어요. 그건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오히려 죄송한 건 저네요. 무례하게 소리 지르고 기분 나쁜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고시키 딴에는 정중하게 사과하는 모습에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던 시라부가 당황한 표정으로 왜 고개를 숙이냐고 하며 계단을 빠르게 내려와 고개를 원래의 상태로 맞춰준다. 그럼 이제 나 용서해준 거예요? 삐죽거리며 시선을 피하는 고시키의 모습에  아주 살짝 미소 지으며 당연하지.라고 대답하곤 꼭 안아준다.

 

이렇게 고시키의 마음속에 있는 작은 악마의 싹은 뿌리 채도 모자라 주변에 있는 흙덩어리까지 송두리째 뽑혀갔다.

 

***

 

안녕, 내 이름은 텐도. 올해로 시라토리자와 3학년이지. 내가 요즘 신경 쓰이는 애가 있는데 걔가 다른 애랑 말만 하면 괜히 신경이 곤두서지고 그런다? 아 상대방 이름이 누구냐고? 우시지마 와카토시라는 애인데...

 

-fin.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ㅁㅠ(야광봉흔들

Posted by マ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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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

ect/프로필 2016. 3. 19. 13:33

::: FBM Fr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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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name: 망( mang , マン)

Age: ??

Like: 하이큐 나(보)루토 앙상블스타즈 미생 모브사이코100 스티븐유니버스 최현석(셰프) I.O.I 강철의연금술사 고어 프로배구( 대한항공, KB손해보험) 프린세스스타의모험일기 연성피드백

Dislike: 혐오스러운 사진( 귀신 사진, 각종 벌레와 곤충의 사진 등), 취좆러분들 , 나이 발언 , 언팔로우 , 여혐발언, 캐릭터 차별 발언

Twitter: @10mang04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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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프로필을 읽으러 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팔로우, 블언블, 뮤트는 언제든지 해주셔도 됩니다! 다만 언팔로우는 삼가해주세요ㅠㅁㅠ

이별은 언제나 블언블입니다!!! 언팔한 것을 확인할 경우에는 블언블 후 뮤트하겠습니다. *맞팔은 멘션주세요!

*(구독러분들은 맞팔을 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본인은 멘션과 타임라인 스루가 과도한 편입니다. 그리고 알림이 울리지 않으니 제가 멘션을 누락했다면 다시 한 번 건드려주세요...! 트친정리도 잦으니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 성향: GL>BL=HL  여러 사랑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욕,섹,우울트윗과 리트윗이 많습니다.

*주로 폰 그림 연성과 글 연성을 하고 지냅니다.(칭찬 좋아해요..! 칭찬해주시면 물렁물렁 해집니다ㅠㅁㅠ!!)물론 소비도 합니다^////^ (그리고 구독도...!) 

*올라운더에 리버시블입니다~!

볼 것 없는 사람의 긴 프로필 읽어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저는 이만 인사 드리겠습니다! :)

 

 

Posted by マ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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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 전력 60분

 

*주제: 크로스오버

 

*'나루토'의 사이가 '하이큐' 세계에 간다면?!

 

 

눈을 뜨니 생소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처음 보는 만두가게와 저의 마을에 있는 병원만큼이나 큰 건물들. 보통 사람은 여기가 어디지-?! 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겠지만 본래가 행동 실천이 빠른 타입이라 꿈이라고 단정을 짓고 바닥에 누워있는 몸을 벌떡 일으켜 흙이 묻은 옷을 툭툭 털고는 눈에 보이는 건물 아무 곳으로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가게에 들어가자 머리띠 같은 걸로 노란 머리를 올리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저를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저기,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카운터에 앉아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재떨이 통에 톡톡 털며 뭔 미친놈이 다 있나 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에 눈을 초승달 모양으로 한 번 휘곤 대답을 재촉했다. 여기가 어디고 몇 연도이냐니까요? 남자는 얼굴을 구기며 대답했다. 여긴 일본이라는 나라에 있는 미야기 현. 네가 서있는 이곳은 미야기 현의 작은 만두가게. 그리고 지금은 2012년이다.

 

나루토 전력 60분 주제: 크로스오버

['나루토'의 사이가 '하이큐' 세계관에 들어간다면?!]

          W. 망(@10mang04)

 

 

말은 일본어를 하면서 왜 그런 걸 묻고 난리람. 어이없는 표정으론 자신은 일을 하러 간다며 페브리즈를 자신에 옷에 뿌리며 피어싱을 뺀다. 어디 가시는데요? 저랑 같이 가주시면 안 돼요? 저 닌자라서 나무도 뛰어넘을 수 있는데. 이마에 묶은 서클럿을 들썩이며 말을 하는 사이의 모습에 아까보다 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하는 남자이다. 그런 남자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계속 자기 할 말만 한다. 아 계속 신세 질 거 같은데 저희 통성명이라도 하죠?  전 사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왠지 그의 페이스에 말려 버린듯한 기분을 받아 눈썹이 삐뚤어진 노란 머리 남자가 대답한다. 나는 우카이 케이신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학교를 가야 하는 바쁜 몸이거든? 따라올 거면 빨리 따라와. 어느새 단정한 모습을 한 우카이라는 남자는 가게 문 닫을 거니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며 소리쳤다. 어찌할 도리가 없기에 그저 남자의 목소리를 따라 문 밖으로 나왔다.

 

 

타박타박, 몇 발자국 걸었을까. '우카이 케이신'이라는 남자가 궁금해져 필터링하지 않은 채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이것저것 물었다. 나이 좀 있어 보이시는데 결혼은 하셨나요? 직업은요? 학교에 가는 이유는 뭔데요? 조잘조잘 거리며 끊임없이 들이닥치는 질문에 시끄럽다고 두 귀를 큰 손으로 막은 다음 어린애처럼 아아아아- 거리며 걷다 뒤를 돌아본다. 결혼은 아직이고 직업은 아까 네가 있었던 만두가게 영업하는 겸에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학교 배구부의 코치를 하고 있어. 그래서 학교에 가는 거고. 궁금증은 다 풀렸어, 닌자씨? 생긴 것처럼 능글거리는 말투에 그런 말하지 마세요 우카이 상. 아저씨 같으니까.라며 받아쳐주었다. 어이 너 아까부터 자꾸 나한테 아저씨 아저씨 하는데 나 아저씨 아니거든 내 나이가 지금, 다급하게 해명을 하는 우카이의 말을 끊고는 아까 결혼 얘기 나오니까 흠칫하더구만- 아닌 척 말아주시죠 아 저 씨. 하며 생긋 웃어주었다. 본인도 어이가 없었는지 하! 거리며 화제를 돌린다.

 

 

그러는 너는? 왜 여기에 오게 된 건데? 이름도 아니까, 기억 상실증이나 뭐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헉 혹시 단기 기억 상실증인가? 아무튼, 너 옷은 왜 그러냐? 배 좀 가리고 다녀라. 네가 있는 곳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다만 여기서 그러고 다니면 이상한 눈초리 받아요 이 녀석아. 하며 머리를 꽁 쥐어박는 남자를 째릿 째려보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 몇 살이야? 자꾸 아저씨 아저씨 하는데 그러는 너도 젊어 보이지는... 젊어 보이는구나. 흠흠 이건 기각하겠어. 자 빨리 대답해 봐라 닌자 소년! 하하하! 뭐가 좋은 것일까. 아이마냥 깔깔대며 좋아하는 남자를 식은 눈으로 쳐다보곤 아까 우카이라는 남자의 마음이 이랬을까 생각하며 노트를 꺼내 메모했다. 앞으로는,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보고 말을 뱉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어? 뭐라고? 아니, 당신한테 한 말이 아닙니다. 단호하게 말하며 아까 물었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제가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된 건지 알았으면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있겠습니까? 모르니까 당신 따라다니는 거잖아요. 그리고 기억 상실증은 아닌 거 같네요. '그쪽' 세상에 있었던 일들이 다 생각나거든요. 옷은 묻지 말아 주실래요, 제 패션입니다만. 막힘없이 대답을 하며 학교로 향하고 있었을 때 푸흡, 하고 웃으려고 하는 우카이의 정강이를 퍽 걷어차며 말을 계속했다. 제 나이요? 여기 나이로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곳에서는 17살입니다. 풋풋하죠? 알고 있습니다. 아프기도 아픈 것이었지만 뻔뻔함이 너무 웃겼기에 헛웃음만 한다. 얘 안 되겠네. 중얼거리는 우카이의 말을 한 귀로 흘리고 곰곰이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내가 사쿠라와 나루토 그리고 야마토 선생님과 임무를 나갔을 거다, 아마. 그러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응을 못 하고 나무에서 뚝 떨어져서.. 여기에 온 건가? 그런 건가? 심각한 얼굴을 하며 끊임없이 독백을 하는 저의 등을 팍 때리며 닌자 소년 다 왔으니까 정신 차려! 하는 우카이. 아까 정강이 걷어찬 거 복수라도 하시는 겁니까? 속 좁으시네요. 눈썹을 찡그리며 체육관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어어-? 우카이 코치님-..! 이 아니라 어라 누구세요?! 작은 키에 주황색 머리를 한 소년이 제일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고 안경을 쓰고 키가 큰 노란 머리 소년, 주근깨가 있는 연 청록색 머리를 한 소년과 마지막으로 더러운 인상으로 자신을 잡아먹을 기세로 쏘아보는 남색 머리 소년이 보였다. 여어- 연습 열심히 하고 있었어-? 쾌활하게 웃으며 체육관으로 들어오는 태평해 보이는 남자에 어서 저분들에게 저를 소개해 주셔야 하는 거 아녜요? 하며 툭 쏘아붙인다. 하여튼 말 좀 예쁘게 하라니까! 흠흠, 알겠다! 너희에게 이 아이를 소개해 주지!

 

 

"에에-?! 다른 세계에서 왔다구요?! 우와 신기해! 그런 거 책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시끄러워, 멍청아. "

그러니까 저렇게 신나서 말을 하는 애 이름이 히나타 쇼요. 거기에 태클 거는 애 이름이 카게야마 토비오. 관심 없다는 듯이 서있는 게 츠키시마 케이. 그리고 츠키시마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애가 야마구치 타다시? 좋았어, 다 외웠다. 마음속으로 스캔을 하곤 얼굴 표정을 바꾸고 나서 반가워요. 저는 사이라고 합니다. 며칠 아니 몇 시간 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그 시간 동안 잘 부탁드릴게요. 싱긋 웃었다. 그렇게 막 자기소개가 끝나고 적응이 되었다-, 싶을 때 2학년과 3학년이 체육관을 들어왔다. 아 아까 했던 거 다시 또 해야 하는 건가. 시카마루가 맨날 귀찮다고 하는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기도.

 

 

***

 

 

"오오오! 류! 그러면 이 애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말인가!? 신기하군!"

 

"역시 노야상은 똑똑해!!"

 

재차 소개를 한 후 우카이를 바라보며 이제 남은 사람은 없는 거죠? 힘드네요, 이렇게 소개하는 것도. 하는 저이다. 하하하 그런가? 그래도 다행이야. 오늘 매니저들이 할 일이 있다고 먼저 갔거든. 여기 참 사람 많네요.. 남사스럽게 감탄을 하는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한 남학생이 있었다. 뭐지 하면서 고개를 슥 돌리니 아까부터 뚫어지게 쳐다보던 남학생의 숨결이 바로 코앞에서 느껴졌다. 저기,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나? 목소리가 익숙한데? 나를 쳐다보며 내뱉는 말에 흠칫. 하지만 곧 에이- 다이치 그게 무슨 소리야- 얘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했잖아-! 하며 회색 머리 남자, 그러니까 스가와라 코우시였나. 아무튼 다이치라는 사람의 옷을 주욱 잡아서 사이를 넓혀 주었다. 자신을 구해준(?) 남자에게 꾸벅, 인사를 하자 아니라며 손을 휙휙 내저었다.

 

 

그런데 너 등에 매고 있는 붓은 뭐야? 너 그림 그릴 수 있어? 아 이거요? 하면서 무심하게 붓을 들고 먹을 꺼낸다. 예전부터 그려왔어요, 그림은. 제가 신기한 거 보여드릴까요? 하곤 그림을 슥슥 그리고 초수위화!를 외친다. 우와-.. 배구부원들이 감탄을 하고 까마귀들이 체육관을 빙빙 돎과 동시에 저의 몸이 붕 떴다. 어라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당황하기는 같이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 저마다의 말투로 잘 가라고 전한다. 저도 정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 사람들은 뭔가, 좀 달랐기에 건강하고 전국 시합에 꼭 나가라는 말을 해주고 사라졌다.

 

 

***

 

(사이시점)

 

코를 찌르는 약물의 냄새가 났다. 아 역시 꿈이었겠지, 하며 다친 상처 부위를 움직여 저림을 느꼈다. 아픈 게 느껴지니 확실히 현실이군.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을까. 사이 너 돌아왔냐니깐! 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잠깐, 그전에 돌아온 거냐고? 당황하며 자기가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보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대답하는 나루토. 에에? 사이 너 큰 충격으로 머리에 이상 생긴 건 아니냐니깐. 너 찾으려고 우리 7반이 나뭇잎 마을을 찾았는지 알아? 사쿠라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져있어서 놀랐다고! 멍해지는 정신에 그럴 리가 없는데 하며 노트를 꺼냈다. 그게 실제였다면 분명 수첩에 무언가 적혀 있어야 했다. 수첩을 열어보니 우카이라는 남자와 걸어가며 적은 문구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럼 그렇지. 속으로 조소를 띄곤 나루토 군, 나루토 군이야말로 정신을 어디다가 놓고 다니는 거예요- 정신 좀 차리세요-! 하며 태클을 걸자 수첩 사이로 종이 쪼가리가 떨어졌다. 뭐?! 너 지금 말 다 했냐니깐!! 제 말의 어딘가가 자신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까. 으르렁거리는 나루토를 뒤늦게 달려온 야마토 선생님과 사쿠라가 팔을 턱 잡았다. 나루토, 너 지금 환자한테 뭐 하는 거야? 사이군, 미안해 더 쉬어-. 병실 문을 닫고 나가는 사쿠라의 뒷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떨어진 쪽지를 보곤 실소한다.

 

'나 아저씨 아니야. 26살이다.'

 

꿈이.. 아니었다.

-----------------------------

 

그렇게 메모가 없어진 사이군은 나뭇잎 마을 대표 눈새캐가 되어버리는데...(((아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각 너무 죄송합니다..(주먹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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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 전력 60분 [CLOSER]  (0) 2016.01.16
Posted by マ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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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 (프리) [모모타로 X 소스케]

 

* 학생 x 과외 선생님 AU

 

*모맘님 리퀘스트~~~

 

*W.망(@10mang04)

 

 

 

살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여름 햇살이 책상 위에 엎드린 주황 머리 남학생의 얼굴을 비춘다. 아 괜히 창가에 앉았다. 수업시간이어서 말을 밖으로 뱉을 수도 없고 속으로 덥다 더워하며 교복 단추를 조금 풀러 펄럭인다. 이놈의 학교는 에어컨을 트는 걸까. 도무지 시원해지지 않는 교실의 텁텁하고 느슨한 공기에 셔츠를 펄럭거리며 고개를 들곤 친구들의 표정을 살펴보았지만 누구 하나 불편한 기색이 없어 보였다. 돌아오는 건 담당 선생님의 잔소리뿐이었다. 미코시바 군, 수업에 집중 좀 하죠? 지금 몇 번째인 줄 알고 있는 겁니까? 아, 망했다. 이 선생 깐깐하기로 소문났는데. 대충 웃어넘기며 앞으론 집중할게요- 아양떨어본다. 흠흠 헛기침하며 수업을 계속 이어가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내다보는 나무에 붙은 매미는 유독 더 세차게 울음소리를 낸다.

 

 

"차렷, 선생님께 경례-!"

 

 

감사합니다-! 우렁찬 목소리가 교실에 울러 퍼짐과 동시에 우르르 반을 나가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평소 같았다면 그 아이들 틈에 섞여 야 피씨방 갈래? 콜! 을 외치고 있었을 모모였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저가 더웠던 탓일까. 추욱 처진 몸을 이끌고 뒷문으로 유령처럼 스르륵 나가자 모모의 일행들이 야 너 왜 그러냐 어디 아파? 소리친다. 오늘은 몸 상태가 별로네, 나 먼저 간다. 오늘은 너네들끼리 놀아. 하곤 일행들을 등지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쟤 오늘 좀 이상하네, 왜 저러지. 집에 여자친구라도 숨겨놨나. 킬킬대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점점 환영으로 변할 때 휴대폰 화면이 파란색으로 빛났다.

 

 

누구지. 웅얼거리며 잠금을 풀자 나오는 엄마의 메시지.

엄마

아들, 오늘 과외 선생님 처음 오시는 날이니까 집 잘 정리하고~ 저녁에 보자, 사랑해~

 

아 맙소사. 짧은 탄식을 입 밖으로 내놓는 저이다. 어쩐지 오늘 컨디션이 영 별로라니. 이러려고 별로였냐고. 죄 없는 땅을 발로 쾅쾅 차내며 심술궂게 집으로 향한다. 아 오늘은 진짜 공부하기 싫은데. 시계를 보니 엄마가 선생님이 오신다고 한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아있었다. 잠깐 슈퍼 가서 가리가리군 사야겠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모모타로는 아까보단 가벼워진 발걸음을 슈퍼 쪽으로 돌린다.

 

 

으아아아 시원해. 저절로 나오는 탄성과 입안에 차갑게 밀려 들어오는 딱딱하고 시원한 것을 느끼며 집으로 향한다. 맨날 아이스크림만 먹고 싶다-. 두 세입쯤 남아 가니 정겨운 대문이 저를 반긴다. 한  손에는 가방을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열쇠로 집 문을 낑낑거리며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밖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뜨끈한 열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밖은 바람이라도 불어서 그나마 나은데 집은 꽉 막혀있는 공간이므로 더운 공기가 가득 차서 그럴 것이라고 합리화를 한 후 어느새 다 먹어버린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맛 대신 느껴지는 나무 맛에 입에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 막대를 바로 앞에 보이는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며 선풍기를 찾으려고 집 안을 휘적거릴 때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올 사람 없는데. 현관으로 토도도 달려 나가서 문을 열려고 할 때 생각난 그 이름. '과외 선생님' 짧은 순간에 휴대폰을 확인하며 시간을 봤지만 선생님이 오기 30분 전이었다. 그래도 우선 더운 날씨에 문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중요했기에 현관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빼꼼 연 문 사이로 호기심 가득한 두 눈동자가 문 앞에 선 남자를 반겼다. 혹시 네가 미코시바 군이니? 듣기 좋은 목소리에 흠칫 놀라며 네 맞는데요 누구시냐니까요. 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오늘부터 미코시바 모모타로 군을 담당한 과외 교사 소스케라고 하는데?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하더니. 막 집으로 돌아오고 청소도 하나도 안 되어있는 상태에서 손님을 맞이해버렸다. 그렇다고 이렇게 더운 날씨에 상대방을 돌려보낼 수도 없는 격. 울며 겨자 먹기로 우선 들어오시라고 말한 후 잠깐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오늘 아침에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청소가 하고 싶더니. 이 일을 대비해서 그런 건가 보다.

 

 

 

서둘러 거실을 정리하고 방에 있는 소스케라는 사람을 불렀다. 저기 정리 다 됐어요. 이제 나오셔도 돼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는 남자의 모습에 자신의 가슴이 쾅 하고 저 끝으로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뭐야 왜 이러지? 독백으로 당황할 시간도 없이 저의 이름을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거실로 달려갔다.

 

 

"정식으로 인사도 못 했네. 만나서 반가워. 오늘부터 너랑 같이 수업할 야마자키 소스케라고 해. 그냥 편한 대로 야마자키 선생님이라고 불러줘."

 

뭐 해, 나만 소개하는 거야? 그의 좋은 미성에 정신이 반쯤 빨려 나갔다가 눈 앞에서 손을 휘휘 젓는 행동 때문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했다. 뭐지 오늘 진짜. 더위라도 먹었나.

 

 

"안녕하세요 야마자키 선생님, 어.. 음 제가 공부를 썩 잘 하는 편이 아니어서 속을 많이 썩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세요."

 

오냐, 잘 부탁한다. 애교를 부리며 말을 마치는 내 머리를 투박한 손으로 헝클어뜨리며 말한다. 와 씨 또 심장이 가라앉았다가 붕 떴어. 사실 이런 기분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에 중학생 때 같은 반이었던 여자애에게 이런 감정을 느꼈었다. 그 아이가 짧은 단발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 내 심장은 방망이로 때리듯이 쿵쾅거렸고 체리빛이 도는 입술로 나에게 말을 걸어줄 때면 숨이 멎을 거 같았고 머릿속이 새하얘졌었다. 물론 지금 그 아이의 행방을 지금은 모르지만 아마 내 첫사랑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 짧은 시간에 시끄럽게 머릿속에서 혼자 떠들었을까. 첫날이니까 가볍게 인사만 하고 간다는 저 앞에 서있는 잘생긴 남자의 옷깃을 주욱 잡아당기며 번, 번호 좀 주세요. 했다.

***

 

지금 시간은 오후 11시 34분. 평소라면 꿈나라에 가서 정신을 못 차릴 시간이지만 오늘은 좀 다르다. 낮에 봤던 소스케라는 남자가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숨겨진 성 정체성을 찾은 기분이다. 살다 살다 남자에게 가슴이 떨리다니.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고 매일 안고 자는 키티 인형을 꼭 끌어안았다 결심했어. 꼭 고백할 거다!

 

 

***

 

여느 때와 같이 하교를 알리는 종 소리가 학교에 울려 퍼지고 아이들의 인사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을 처음 만난 한 여름보다는 많이 선선해진 9월 중순이다. 시간이 이렇게나 흐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좋아한다의 '좋'자도 꺼내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남자라는 이유로 거절하면 어쩌지, 거절하고 나서는 어쩌지. 나를 불편해하면? 난 아직 마음도 못 접었을 텐데? 안 좋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내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바로 그때, 휴대폰 화면에 전화가 오고 있다는 표시가 떴다. 잠금 해제를 하고 발신자를 확인했더니 이런, 저가 짝사랑하던 그 선생님이었다. 좋아하는 사람하고 전화를 한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두근거리고 설렐 줄이야 알았을까. 목을 흠흠 거리며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모모 맞지? 오늘 수업은 카페에서 하자. 어머니께도 말씀드려 놨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럼 1시간 후에 A 카페 앞으로 나와. 기다릴게."

 

저기,라고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버린다. 칫 너무해 사람 말을 어떻게 하나도 안 듣냐? 전화해준 건 기쁘지만 너무 몰아붙이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 두 볼이 뾰루퉁해졌다. 그래도 마지막 말 좋았으니까 용서.. 해줄까?

 

 

"소스케 쌤-."

 

저 멀리서 보이는 소스케의 실루엣에 모모는 주저 없이 다다다 달려가 소스케의 몸에 아기 코알라처럼 매달렸다. 모모 뭐 하는 거야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하지만 저의 안중에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고백을 한다면 다시는 이렇게 달달한 스킨십 같은 거 못하겠지.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괜히 복잡해진 마음을 선생님의 옷자락에 얼굴을 비비적 거리는 걸로 잠재운 채 일부러 해맑게 웃어보았다. 우리 오늘 뭐 먹어요, 쌤?

 

 

****

에?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너 좋아한다고, 내가 너를.

우와 이게 뭐람. 하느님 제가 그동안 착하게 살았던 걸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 말도 없는 제 반응이 부정적인 쪽에 가까운 줄 알았는지 아니 싫으면 내 마음 안 받아줘도 돼. 난 괜찮으니까, 부담 가지지 마. 그냥 내 혼잣말이니까.. 하면서 허둥댄다. 뭐야 난 지금 너무 행복한데. 슬쩍 귀를 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불에 덴 것처럼 발개져있었다. 오늘은 불이 목 언저리까지 번졌나 보다. 그런 선생님을 보고 푸흐-. 웃으며 얼굴을 제 손으로 가까이 끌어당겼다.

 

"지금 이게 뭐하는..!"

 

"선생님. 전 아직 선생님 마음 안 받아 준다고 말 한 적 없거든요? 김칫국 마시지 말아주실래요? 저도 선생님 처음 본 순간부터 반했다고요! 아 이건 말할 필요 없나. 어쨌든 나도 선생님 좋으니까, 울 것 같은 얼굴로 괜찮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곤 입술에 뽀뽀를 했다. 사람이 없는 카페여서 다행이었다. 사람이 많았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음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건가요-?? 이야 학생과 선생의 사랑이라니. 저희 사이에는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도 없나 봐요? 깝죽거리는 모모의 등을 한 대 퍽 때리는 소스케. 부끄러우니까 그만 하랬지! 그런 소스케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것일지 자꾸 딴소리만 짓거리는 저이다.

 

 

그럼 앞으로도 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선 생 님. 얼굴을 가까이 대고 눈을 마주치며 웃자 ..나도 하며 자신보다 더 밝게 웃어주는 선생님의 빛나는 외모에 새삼스레 감탄을 하며 팔짱을 꼈다. 자 그럼 이제 저희 집에 가볼까요?  에? 너희 집은 왜. 하늘 어두워지려고 하잖아요- 데려다주세요, 네? 네? 알았어 알았으니까 좀 만 더 떨어져서 걸어.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골목길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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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후타 (코가네가와X후타쿠치) 그림자-1

 

*R-16(17에서 16으로 수정되었습니다ㅠㅁㅠ!!)

 

*W.망(@10mang04)

 

 

"그 얘기 들었어?"

 

"무슨 얘기?"

 

"왜, 있잖아. 2학년 A반 후타쿠치. 걔가 말이야..."

 

"어머 정말?"

 

 

 

씨발. 낮게 욕을 읊조리며 수군거리는 여학생들 틈을 지나간다. 새벽에 혹시 몰라 밤에 있었던 일을 아오네에게 보낸다는 게 그만 터치를 잘못해서 A반 단체 채팅방에 보내 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본인의 실수이니 타인에게 화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화를 돋우었다. 소문이 퍼지고 퍼지는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반나절도 지나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싫단 말이지. 의자를 뒤로 밀어 자리에 앉은 후 눈을 감고 책상에 머리를 기댔다. 그렇게 몇 분간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사르륵 흘러내린 앞머리 사이로 큰 덩치의 사내가 저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괜찮나."

 

어깨를 툭툭치며 괜찮냐고 물어보는 낮고 둔탁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무엇보다 다치지 않았으니까. 아마도. 뒤를 이어오는 문장은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꿀꺽 삼켰다. 불확실한 대답을 걱정하는 친구에게 들려주기 싫었다.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 고개를 파묻고 있었을까, 잠시 뒤 빨리 자리에 앉으라는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그렇게 나의 하루는 아주 느리게, 아주 천천히. 영원히 흐리지 않을 것처럼 흘러갔다.

 

***

 

 

방과 후 배구부 연습 부 연습시간에 잠깐 모니와를 불러 조용히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하려고 했던 후타쿠치의 계획이 코가네가와 덕분에 완벽히 무너졌다. 진짜 이 자식은 눈치 좀 있어야 해. 부글부글 끓는 속을 식혀갔며 체육관에 있는 배구부원 모두에게 말을 했고 저의 마지막 말이 끝나고 입술을 다물자, 머리를 콩 때려오는 모니와였다.

 

"뭐어?!?! 내가 조심하라고 했지!!"

 

아얏. 넌 아프다고 할 자격 없어,인마. 내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당부 했는데도 너는..! 말은 모나게 하지만 자신의 후배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것이 안쓰럽고 분했는지 눈에는 눈물이 살짝 고여있었다. 아이 참 그런걸로 울지 말아요 모니와상-. 울려고 하니까 주름 생기잖아-. 능글거리며 모니와를 달래 주는 후타쿠치의 말을 헛기침으로 끊는 카마사키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저기, 그 사건 범인 말인데.. 한 번 표적으로 정한 사람은 계속 쫓아다닌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더 조심하라고 아침 뉴스에 나온 걸 본 기억이 나서. 카마사키의 말이 끝나자 체육관은 찬 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정적을 깬 건 매니저이고 동시에 동급생인 마이의 목소리였다. 그, 그럼 한 명씩 돌아가면서 후타쿠치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건 어떨까요? 하나보단 둘이 더 상황에 대처하기도 좋고.. 당찼던 말의 시작과 대조되게 점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에 오, 괜찮네. 어때 후타쿠치? 하며 반응한 건 사사야였다. 딱히 상관없지만 저를 데려다준다고 가정했을 때 같이 온 사람은 어떻게 집에 간다는 거예요. 그 인간이 당신들한테 해코지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예? 입을 삐죽거리며 말하자 아까부터 웬일인지 조용하던 코가네가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빽 지른다. 그 사건의 범인!! 표적으로 정해둔 사람 외에는 신경 쓴다고 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을 것임다!!! 후타쿠치 선배가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아요!! 소리 지르는 코가네가와에 놀란 모니와가 쟤는 참 몇 번을 봐도 적응이 안 된다고 중얼거리자 그 소리를 들은 코가네가와가 흠칫한다. 죄송함다!!! 운동장 100바퀴 돌겠슴다!!!! 울상을 하곤 모니와에게 사죄(?)하는 코가네에 시끄러우니까 토스 연습이나 하라고 일러둔 후 엉덩이를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어서 다테 공 차기 주장을 사수하는 계획을 세우죠. 그게 뭐야, 유치하게.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낯간지러운 말들을 하는 저에게 카마사키 상이 야유를 보낸다. 하지만 몰아붙였으면 몰아붙였지, 절대 당하지는 않는 자신이다. 어라라 그러고 보니까 카마사키 상 취업은 잘 되어 가고 있는 겁니까? 공부는요? 이렇게 딴짓하실 시간 있으신 거냐고요, 대답 좀 해보시죠. 깐족거리는 저의 모습과 그런 자신에게 쏘아댈 준비를 하는 카마사키를 본 모니와가 말장난이 길게 이어질 거라고 직감하곤 아오네를 시켜 장난을 중단시킨다. 그리고 그런 배구부원들을 보며 매니저인 마이는 아까보다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고 생각하며 안도감 섞인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자 그럼 결정된 거죠? 체육관 창고에 있던 먼지 쌓인 화이트보드에 쓰여 있는 이름들과 날짜를 손톱으로 툭툭 건드리며 한 손으론 보드마카의 뚜껑을 닫는다. 좋아 오늘은 나인가! 주먹을 불끈 지으며 일어나는 카마사키에 근육 선배랑 집에 가니까 그 인간은 안 따라오겠네요- 하며 괜히 빈정거려 본다. 너는 진짜 도와주겠다는 사람한테도 뭐라 그러냐!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을 익숙하다는 듯이 말리는 아오네를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짓던 사쿠나미가 코가네가와를 문득 쳐다봤다. 코가네가와 군, 어디 아파? 식은땀이 가득하네. 가까이 다가와 열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사쿠나미의 손을 탁 쳐내곤 아, 사쿠나미 군 미안해. 나 속이 좀.. 선배들 저 오늘 먼저 가겠습니다! 집 조심히 들어가세요! 하면서 순식간에 체육관을 빠져나간다. 뭐야 쟤 오늘 좀 이상하네 진짜 무슨 일 있나. 수군거리는 선배들의 목소리를 듣는 사쿠나미의 눈이 미세하게 빛난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네. 전부 내 덕분인 줄 알아라, 후타쿠치. 나 나가면 문고리까지 꼭 잠그고."

 

 

빌라 앞까지만 데려다줘도 괜찮다는 말을 무시한 채 현관까지 들어와 끝까지 저의 걱정을 해주는 카마사키 선배의 말에 괜스래 울컥해서 고맙다고 말 한 후 코를 훌쩍였다. 뭐야 후타쿠치 우는 거야-? 그럼 이번에는 내가 달래줘야 하는 건가-??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등을 떠밀며 얼른 나가라고 하는 저가 귀여웠는지 머리를 툭툭 쳐주며 그럼 간다. 내일 보자. 라고 하며 나가는 카마사키 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곤 도어록으로 잠가져 있는 문을 문고리까지 걸어서 완벽하게 잠갔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안심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오늘도 힘든 하루였어.

 

 

 

****

 

그렇게 다음 날, 또 다음 날. 이렇게 일주일을 반복하고 드디어 1학년의 차례가 찾아왔다. 일주일간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이제는 그만해도 되지 않냐고 마이에게 물었지만 그러다 한 번에 훅 간다면서 억지로 제 옆에 사쿠나미를 붙여 놓은 마이를 향해 속으로 욕을 날렸다. 보자 보자 하니까 이제 완전 유치원생으로 아는구먼? 마이를 곱씹으며 자신의 옆에서 말없이 걷고 있는 사쿠나미를 힐끔 바라보았다. 저보다 체구도 신장도 작은 사쿠나미에게 지켜질(?) 거라는 상상을 하니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았다. 혹시 범인이 나오면 사쿠나미한테 도망가라고 한 다음에 혼자서 싸워야지 하며 쓸데없는 생각이 절정에 다를 때 저기, 후타쿠치 선배. 하고 자신을 불러오는 사쿠나미의 여린 미성에 정신이 서서히 돌아왔다.

 

"왜 불러?"

 

"그게.. 있잖아요.." 머뭇거리는 사쿠나미의 잇새로 의외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코가네가와 군이 이상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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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후타 (코가네가와 X 후타쿠치) 그림자

*R-17

*글쓴이 (@10mang04)

 

하루종일 비가 내린 탓인지 축축하게 가라앉은 공기와 더불어 뿌연 안개까지 시야를 가렸다. 세상이 흉흉할 뿐더러 요근래에 계속 이어지는 납치 사건 때문에 후배들 관리에 들어간 모니와의 밤 늦게는 되도록이면 돌아다니지 말고 이어폰도 빼고 다니라는 잔소리를 들은 체 만 체 하곤 소리를 더 키우면 귀에 무리가 간다는 경고문이 뜰 때까지 음량을 높이고 긴 다리로 중간중간에 있는 물 웅덩이를 피하며 골목길을 휘적거리는 소년의 이름은 '후타쿠치 켄지' 이다. 평소 음산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면 진저리를 칠 고어 영화,잔인한 게임 그리고 소설까지 모두 마스터했다면 말 다 한 거 아닐까. 물론 본인도 직접 자기가 그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쳤지만 어디까지나 '상상' 그리고 '창작' 속의 내용이므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마음 먹은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사박-."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골목길의 끝. 그러니까 거의 저의 집에 가까워 지고 있을 때 휴대폰을 꺼내고 음량키의 아랫부분을 꾸욱 누르며 귀에서 이어폰을 슥 빼는데 어디선가 나뭇잎을 살며시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이겠거니- 하며 무시하려 했지만 가로등의 빛에 비춰져 그림자를 만든 '자신의 뒤에 서있는 무언가'의 손에 들린 것을 보고 걸음을 서둘러 할 수 밖에 없었다.

 

자박 자박. 한 발짝 씩 내디딜 때마다 뒤에 있는 무언가의 걸음은 저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졌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던가. 아 이거 큰일이구나, 생각하며 배구부에서 갈고 닦은 운동 실력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손가락을 덜덜 떨어가며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에 들어와 신발을 어지럽게 벗으며 현관에서 코너를 돌면 바로 나오는 자신의 방 불을 키고 침대에 풀썩 주저앉았다. 내일 학교를 가야하는 몸이라서 어서 자야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론 잠도 오지 않을 거 같았지만 운동을 하고 온 몸이여서 눈꺼풀이 무거웠다. 갑자기 몰아치는 졸음에 불을 끄곤 서둘러 이불을 덮었다. 그리고 자신의 의식이 저 편으로 날아가기 전에 한 가지만 떠올렸다. 그 '무언가'의 손에 들려 있었던건

 

'망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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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R

W.망(@10mang04)


'너희들 곁에 가까이 있는 것에 항상 신경을 쓰길 바래'
"찌르르릉- 찌르르.."
번쩍.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내 이불 위였다. 아니나 다를까, 손과 등을 포함한 내 몸 구석구석은 끈적하고 뜨거운 땀으로 가득하다.
"...늦을거같아."
서둘러 알람을 끄고 이불 속에서 빠져나온다.
사람이 이렇게 생생한 꿈을 꿀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할 정도의 꿈을 꿨다. 마침 임무를 하러가는 날에 이런 꿈을 꾸다니. 정말 최악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하는 말은 뭐람. 가까이 있는것에 항상 신경을 쓰라니...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도착점은 선생님의 목소리였다.
"시카마루! 안에 있니?"
"아, 죄송해요 선생님. 오늘 늦잠을 자는 바람에.."
껄껄거리며 천천히 하고 나오라는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나는 금방 쓰던 칫솔을 칫솔걸이에 걸어놓고 나왔다. 물론 오늘 꾼 꿈의 내용도 같이 걸어놓고 나왔다.
*
*
*
정신을 차려보니 전투는 끝난 상황.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믿지 못하는 나와 이노, 쵸지가 옆에 있었다.
"...아스마 선생님..?"
"이미 늦었다.."
쿨럭- 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토하며 힘겹게 말하는 아스마 선생님.
"아니야..아직 늦지 않았어... 늦지 않았다고요!!!!!!"
역부족인걸 알고도 의료인술을 하는 이노.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는 쵸지.
"아스마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야.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
분노를 꾹꾹 눌러 내면의 깊은 곳까지 떨쳐버린 후 힘겹게 말을하는 나.
"쵸지와 시카마루를 잘 돌봐줘라... 그리고 사쿠라에게 지지 마."
"쵸지는 자신감을 갖고 살 좀 빼려무나.."
"넌 머리도 좋고 센스도 좋아. 너한테 장기, 한 번도 못 이겼네.. 그래 왕 얘기 말이다.."
귀를 가까이 대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왕은 말이다... *****이야.."
말씀을 듣고 몸을 일으킨다.
"파우치에 들어있는 마지막 담배를..."
선생님이 담배를 입에 무시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과거의 나날.
첫 만남. 첫 임무. 쿠레나이선생님께 꽃을 전해주려는 아스마 선생님의 모습. 우리들께 피어싱을 전해주셨던 날.
모든것들이 생각나면서 눈시울이 붉으스름 해질 때.
툭..투툭...-
비가 내렸다. 정해진 일 이였던 것 처럼 비가 내렸다.
그리고 그 순간. 선생님의 입에서 담배가 떨어졌다.
"선생님..??? 선생님!!!!!!!"
아무리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소리질러도 선생님께서는 들리지 않으신듯 눈을 감고 계신다.
"역시...담배 싫어. 연기가 눈에 들어가잖아"
선생님. 감사합니다. 모든 일을 귀찮게 생각했던 저에게 소중한것들을 알 수 있게끔 해주시고 그 것들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쿠레나이선생님과 선생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제가 잘 지켜드릴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부디 그 곳에서는 행복하세요.
눈물이 뺨을 따라 흐른다. 비가 와서 공기는 차가울텐데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은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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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수십년이 지난 오늘은 아스마 선생님의 기일이다.
품 안에 시카다이를 안고 선생님 묘를 찾았다.
"선생님? 보이세요? 얘가 테마리와 제 아이에요. 하하 귀엽죠?? 선생님도 그 때 그 일만 아니였으면 시카다이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괜히 코 끝이 찡해진다.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자 시카다이가
"아빠 울어?" 한다. 아니야 안 울어 하곤 웃으며 시카다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시카다이. 아빠가 오늘 이 자리에서 너한테 해주고 싶었던 얘기가 있어. 잘 들어야 한다??"
너의 곁에 있는 것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지 않으면
너무나 가까워서
놓쳐 버릴지도 몰라
그 말을 끝으로 빠알간빛의 포피꽃잎이 휘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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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マ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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